사람들

'편측성 난청' 음악가 한수진,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 韓 최초 2위

  지난 5일 방송된 KBS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 코너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37)이 출연하여 선천적 편측성 난청을 딛고 성공한 사연이 공개됐다.   한수진은 태어날 때부터 왼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듣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딛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국내 80년대생 클래식 음악을 대표한다. 한수진은 "어머니도 왼쪽 귀가 아예 안들린다"고 말하며, "대를 걸러 오는 유전이어서 저한테는 안 올 줄 알았는데 바로 유전이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처음에는 부모님 두 분 다 모르고 계셨다가 4살 때 학교에서 알게 됐다. 담임 선생님께서 '그럴 아이가 아닌데 준비물을 잘못 알아듣고 가져올 때가 있다'고 귀를 의심하셨다더라. 병원에 가라고 제안하셨고 데리고 갔더니 그렇더라"라고 전했다.   "부모님이 나중에야 속상하셨다고 하더라. 당시에는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오히려 그게 저한테는 감사하게도 정체성의 일부가 됐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소리를 듣다 보니 상상력이 풍부하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수진은 "만약 베토벤처럼 중간에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렸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저는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크게 불편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른쪽 귀가 들리긴 하지만 가끔 멀리 들리는 경우는 협연할 때 잘 안 들리면 지휘자 선생님께 의존하는 등 저만의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진은 외할머니의 칭찬을 받기 위해 시작한 바이올린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며 바이올린을 시작한 지 8개월만에 영국의 예후디 메뉴인(Yehudi Menuhin School) 음악학교 오디션에 합격하였으나 어린 나이에 기숙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1세에는 집에서 통학이 가능한 퍼셀(Purcell School)음악학교로 전학하면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12세에 영국 런던의 유서깊은 실내 연구회장 위그모어홀에서 독주를 하면서, 15세에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인 비에니아프스키 국제콩쿠르에 최연소로 참가...

2023.12.08.

청각장애 보건의료정책 개선에 앞장선 오승하 교수 별세

2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난청인과 청각장애인에게 인공와우(Cochlear implant) 이식수술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행복을 전해준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인공와우센터장 오승하 교수가 지난 26일 별세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오승하 교수는 1981년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대학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했으며, 1998년부터는 서울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하여 25년간 난청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신생아 청력선별검사 의무화 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인공와우 이식수술의 등 정책 발전에 기여해왔다.   신생아 난청 예방을 위해 노력한   신생아청각선별검사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난청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 태어날 때 난청이 있는지 없는지 난청 위험군에 대해 조기에 진단하여 아이들의 언어발달이 지연되지 않도록 난청을 진단하기 위한 사업이다.  신생아청각선별검사 온라인 교육 사이트   오승하 교수는 2006년부터 사업의 필요성을 연구하며, 신생아청력선별검사를 통해 난청 조기 진단과 언어발달 지연을 예방하기 위해 2013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2018년부터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청각선별검사가 의무화로 자리잡았다.   필자도 일찍이 신생아청력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면 조기에 난청 진단을 통해 더 나은 듣기경험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삼키며, 어려서부터 기술적 진보를 경험하며 자라는 알파세대에게 일찍이 소리의 중요함을 전해준 사람은 바로 오승하 교수이지 않을까.    인공와우 이식수술의 보건의료정책 개선에 앞장선   오승하 교수를 의사 중 누구보다도 인공와우 급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모색하고, 정책의 확대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선 사람이라고 인공와우 사용자들은 말한다.    어느 의사들과는 다르게 인공와우 급여정책의 확대에 대해 직접 현장에서 목소리내며 난청인과 청각장애인과 함께한 사람은 오승하 교수밖에 ...

2023.11.29.

영화감독 박송희, 청각장애 수험생에게 수능이란

청각장애인 배우 겸 영화감독 박송희 81번 수험장, 나홀로 응시하는 수험생의 현실   청각장애를 지닌 학생이 수능 입시를 치르는 과정 속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담은 영화가 있다. 제도적으로 장애인배려차원에서 만들어진 특별관리대상자는 수험장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류하여 나홀로 수험장에서 덩그러니 수능을 치르게 된다. 수능을 보면서 알 수 없는 감정과 불편함이 계속되는 청각장애인 수험생의 이야기. 청각장애인 당사자 박송희 배우 겸 감독은 본인의 경험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청각장애인의 제도와 정책의 문제점을 연출한 단편영화 '81'을 2019년 개봉하였다. 수험장 수험번호 안내. 영화 '81' 포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청각장애 수험생을 위해 장애의 정도가 심한 경우 듣기평가는 필답고사로 대체 실시하며, 듣기평가 문제지를 대본으로 제작하여 배부한다.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보청기를 사용하여 일반 수험생과 같은 듣기평가를 실시한다.    시각장애나 뇌병변 등 운동장애 수험생은 1.5배 시간 연장이 제공되지만 청각장애 수험생은 시간 연장이 불가능하며, 경증 청각장애 수험생은 필답고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요청하여 필요성에 대한 예외 규정이 인정되어야만 지원받을 수 있다. 즉, 경증 청각장애 수험생은 사전에 요청을 하지 않으면 별도의 편의를 받을 수 없다. 교육청, 경증 청각장애 수험생 영어듣기평가 강요...   청각장애인에게 가장 편의지원이 필요한 영어듣기 평가 과정에서 수어 통역사가 등장하는 한 장면도 있다. 인공와우를 사용하고 있는 수험생에게 수어 사용유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수화통역사가 수험장에 입장하여 수어통역을 한다. 수험생이 수어를 사용할 줄 모르는 상황에서 수어통역을 보고 있는 상황에 당황스러울 것이다. 영어 듣기 평가 안내 중 수어통역사가 통역하는 장면. 영화 '81' 포토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청각장애인의 주 의사소통 방법으로 수화언어 사용자는...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