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이하 ‘한농협’)는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내용 파악 없이 일방적인 주장과 왜곡으로 농인들을 이간질하고, 농사회를 혼란과 분열에 빠뜨리는 한국수어통역사협회의 행보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농협은 지난해부터 한국수어의 위상 재정립과 농인의 언어ㆍ정보접근권 보장, 수어 품질향상을 위해 보건복지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1월부터는 EBS 등 공중파의 수어방송을 순차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품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오래도록 개선되지 않고 주변인으로 전락해 있는 농인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 각종 불이익에 맞서기 위한 농인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당연한 역할이자 책무이다. 오히려 이제서야 이러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45만 농인의 대표 단체로서 그 동안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한없이 송구할 뿐이다.
그러나 한국수어통역사협회는 한농협의 이러한 활동과 노력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호도하며, 폄하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는 한국수어통역사협회의 설립 당시의 취지와 본질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다. 누구보다 농인들 가까이에서 농인의 힘겨운 삶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은 이제 멈춰야 한다.
한국수어통역사협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수어통역사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뒤돌아 볼 때 이다. 한국수어법이 제정된지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서비스의 양적 확대 만큼 서비스 질이 담보되고 있는지, 농인들이 일상생활과 사회참여에 있어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지 한농협과 함께 반성하고 수어의 품질관리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수 많은 농인들은 한국수어통역사협회가 설립되었을 때 정치화를 우려했다. 지금 그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 농인들은 현재의 수어 사용 환경은 여전히 시혜적이고, 농인은 객체이자 주변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농협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한국수어통역사협회가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2024. 2. 27.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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