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학생의 '생존수영교육'

우승호
발행일 2023.06.17. 조회수 59

생존수영 초등학교 전 학년, 연간 10시간 의무교육
장애 학생 생존수영 교육 매뉴얼 없어...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 청각장애 학생 생존수영교육을 위한 방수팩 지원

  물놀이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더위를 날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계곡과 바다를 찾기 시작한다. 물속에서 수영할 줄 모르더라도 갑작스러운 날씨와 환경의 변화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수영을 배웠더라면 어땠을까?

  초등학교는 지난 2014년부터 다양한 수중 환경에서 학생이 스스로 자기 생명을 보호하는 생존수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했다. 당시 교육을 받은 학생은 6만 명에 불과했으나 2020년부터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하면서 2021년에는 153만 명이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수영장 시설을 갖춘 초등학교는 전체 1.3%로 81곳으로 실습을 위한 수영장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위급상황에서 학생의 자기구조 및 자기 보호 역량을 기르는데 필수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수영장 시설을 갖춘 학교는 극히 일부로 장애 학생의 수영교육까지는 미처 계획을 함께 담지 못한 것이다.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청각장애 학생은 어떤 상황일까?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약칭 '특수교육법')에 의하여 장애 학생이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었을 경우 장애 유형이나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인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통합교육을 지원하여야 한다. 이는 생존수영도 마찬가지로 청각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제공하여 효율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부 누리집 
교육부 누리집 

  이에 교육부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한국체육진흥회가 개발한 「초등학교 생존수영 교육 매뉴얼(2019)」과 「수영강사를 위한 초등학교 생존수영 교육 가이드북(2019)」을 제작하고 배포하였으나, 장애 학생을 위한 수영 교육 환경 및 안전 점검과 유의 사항은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생존수영 활성화와 초등교원을 초등 생존수영 교육 핵심 강사로 양성하기 위하여 지난해부터 생존수영 직무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교사의 생존수영 실기 역량 또한 중요성이 강조하고 있으나 장애 학생의 생존수영을 위한 교원 직무 연수 프로그램은 없다.

교육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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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 학생은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다수가 재학 중으로 비장애 학생과 동등한 환경에서 생존수영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수어통역이 필요한 학생은 수화통역사와 동행하여 통역과 보조 지원을 받을 수 있으나,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는 청각장애 학생은 현재 별도의 매뉴얼이나 가이드북이 없어 생존수영 교육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보청기는 귀에 착용하여 방수기능이 없다. 즉, 수영장 강습에 의사소통의 보조적인 도움 없이는 강사의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청각장애 학생은 별도로 방수팩이 있으나 제조사마다 방수팩이 다르다. 또한 학교에서 제조사별 방수팩을 구비하고 있지 않아 수영 교육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된 청각장애 학생을 위하여 생존수영 교육에 보조인력을 배치한다면 물속에서도 수영 강사의 강습에 참여하고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매뉴얼과 가이드북이 없어, 교사와 보조인력이 인공와우 방수팩 사용법과 유의사항을 숙지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청각장애 학생의 경우, 보호자가 생존수영 일정을 받아보고 직접 방수팩을 구매하여 담당 교사에게 사용을 요청하더라도 학교 측의 재량에 따라 방수팩 사용이 제한되거나 모든 책임을 보호자가 지는 전제를 조건으로 학생이 생존수영에 참여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올해는 어떨까? 5월 말 생존수영 교육을 앞 둔 청각장애 학생 인터뷰 결과, '친구들과 같이 생존수영 수업에 참여하고 싶지만, 담당교사는 인공와우가 고장 날 수 있어 위험하다며 수업 참여를 희망할 경우, 인공와우를 미착용한 상태에서 참여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특수교육법에 의해 선정된 특수교육대상자가 요청한 경우, 생존수영 참여 시 보조 교사를 신청할 수 있고, 전문 강사가 없다면 인력풀을 마련하고, 예산이 부족하다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하여 동등한 수업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좌) 메델 방수팩 우)코클리어 방수팩
좌) 메델 방수팩 우)코클리어 방수팩

  지난 7일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는 청각장애 학생이 생존수영 교육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 맞춤형으로 인공와우 방수팩을 지원하고, 청각장애 학생, 보호자, 담임교사 및 특수교사를 위해  방수팩 사용 방법과 주의사항 안내를 위해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

  대전특수교육원 임정윤 연구사와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 하정미 교사는 "청각장애 학생의 생존수영에 대한 별도의 매뉴얼이 없어,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다 청각장애 학생의 안전한 생존수영 교육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청각장애 학생 생존수영교육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추진 배경을 밝혔다.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 사진제공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 사진제공

  이에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는 청각장애 학생의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학교별 보조인력을 투입 협조요청과 수행인력에 대한 청각장애 이해교육, 방수팩 사용 교육, 주의사항 안내 등 별도로 사전 교육을 마련했다.

  한편 대전시청각장애특수교육지원센터는 청각장애 학생 보호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여름방학 단기 생존수영 교육 지원, 청각장애 학생 및 비장애 형제자매 심리지원을 위한 문화체험 등 청각장애 학생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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