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김지욱 선수의 금빛 도전기

우승호
발행일 2023-05-22 조회수 20

국내 최초 '워드프로세서' 종목 금메달 쟁취해
"안되도 고!" 일단 시작하세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는 장애인의 기능향상과 잠재능력개발, 사회경제활동 참가의욕을 고취시키는 등 목적으로 1981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래 지난 3월 프랑스 메스에서 열린 제 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7연패를 달성하면서 대한민국은 총 8번의 종합 우승이라는 장애인 기능 강국 위상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전체 34명의 선수 중 15명의 청각장애인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하며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대회는 17세에서 22세까지의 청소년만 참가 가능한 국제기능올림픽대회와 달리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만큼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청각장애인에게 또 다른 기회의 무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대회 자체를 몰라 지원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는데 뒤늦게 알게되어 늦은 나이에 도전하여 입상하는 사람이 눈에 띈다.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특히 이번 대회에서 김지욱 선수는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각장애인으로 대회 첫 출전에 IT 분야 워드프로세서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 선수는 선천적으로 청력장애를 지니면서 오랫동안 보청기(Hearing Aid)를 착용하다 성인이 되어서야 인공와우(Cochlear Implant) 수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청각장애인 김지욱 선수의 첫 금메달 도전기를 <이어뉴스>에서 취재하여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3년 프랑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에 '워드프로세서' 종목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에 선발되어 출전한 김지욱입니다. MBTI 유형 중 ENFJ로 사교성이 좋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잘 어울릴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Q. 청각장애인으로서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영아시절 원인불명의 청력장애로 1980년부터 보청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청기로도 소리를 더이상 들을 수 없게 되어, 2007년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 음성언어를 제1언어로 의사소통합니다. 현재는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전자계산학을 전공하셨는데요. 어떻게 이번 대회에 도전하게 되었는지

  전자계산, 즉 전산학은 기본적으로 컴퓨터 공학이기도 한데요. 당시 컴퓨터 학원 강사로 근무하다가 '한국 인공와우사용자모임'의 회원님께서 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알려주셨습니다. 우연히 알게되어 알아보다가 장애인 대상 경기 및 대회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는 것을 알게되었죠. 사실 첫 시작은 상금을 목표로 하면서 도전하게 되었네요.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다양하게 준비해보았을텐데 뒤늦게 알게 되어 늦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Q. 참가 직종이 다양한데, 워드프로세서 종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대회 정보를 접하고 접수를 늦게하는 바람에 준비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촉박한 시간에도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종목이 뭐가 있을까...살펴보다가 전공과 컴퓨터 강사 활동이 도움이 되어 바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Q. 대한민국 최초로 해당 종목에 금메달 획득을 하셨는데...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국내대회에서 선발전에 선발되기 위해서는 지방대회에서 1등을 해야 하고,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국가대표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21년에 국가대표선발전을 시행했는데 이때 '16년부터 '21년까지 6년간 입상한 많은 선수들이 모여 최후의 1인 선발전이 치뤄지는 것이죠.

  나이도 있다 보니 당시 경쟁했던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많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여한 워드프로세서는 그동안 금메달리스트가 없었던 만큼 취약종목이죠.

  해외의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문서 작업 속도도 중요하지만 편집능력을 중점으로 빠르게 해낼 수 있도록 집중 훈련을 하면서 대비했던 것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주효했던 거 같습니다.

Q. 선수로 선발되고, 국제대회가 낯설었을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일은 없으셨나요?

  처음으로 프랑스에 방문하게 되어 낯선환경이라 두려움과 떨림보다는 사실 설레는 마음이 컸습니다. 모든 순간이 신기했고 새로웠는데요. 종목별 대회시작 전날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는데 여러나라 선수들이 모여 사진 촬영을 하고, 각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이나 뱃지를 교환하며 교류를 나누며 국가는 달라도 장애라는 공통으로 서로에게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모든 순간이 특별했습니다.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Q. 함께 참여한 국가대표 선수 중 청각장애인 동료 모두 메달을 획득했는데, 대회 준비를 함께한 만큼 즐거운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종목마다 합숙훈련 장소가 다르다 보니 아쉽게도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속한 훈련장소는 인천글로벌숙련기술원이었는데 함께 합숙했던 선수는 20명이었습니다.

  청각장애 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애유형으로 선수 모두가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면서도 심리치료 등 심신의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이용하면서 대회 준비 과정에서 단합할 수 있었습니다.

Q. 귀국 후 고향 안성에서도 축하와 환대를 받으셨는데

  대회 이후 처음으로 축하받는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안성시민으로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고 안성시민에게 주어지는 안성시민 상이 있는데, 이미 대상자 선발이 끝나서 내년에 상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다음 대회에서 다른 종목으로도 다시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도전정신을 높이사서 격려와 박수를 받고 왔습니다.

최혜영 국회의원실 사진제공
최혜영 국회의원실 사진제공

Q. 이번에 다른 종목으로 도전하시는군요? 어떤 종목으로 준비하실 계획이신지

  컴퓨터를 조립하고 운영체제 및 응응프로그램을 설치 및 네트워크 구성하는 것을 좋아했던 경험으로 ‘컴퓨터수리’ 종목으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Q. 김지욱 선수의 도전에 대회를 준비하려는 독자 또한 계실 것 같습니다. 격려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시작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안되도 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괜찮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위에 장애인 기능경기대회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전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아끼지 마시고, 꾸준히 도전해 보세요.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새로운 시도와 경험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Q. 사용 중인 청각보조기기를 소개해 주세요.

  AdvancedBionics(AB) 社의 Naida-Q90 인공와우를 왼쪽 귀에 착용중이고 편이 와우 사용자를 위한 양이통신이 가능한 포낙(Phonak)의 크로스(Cros) 보청기를 사용하여 양이통신기술로 청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낙의 ‘로저온iN’을 이용하여 회의시간이나 TV청취할 때 말소리를 무선으로 전송받아 사용하여 다양한 소음환경에서도 명료한 청취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주는 청각보조기기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지욱 선수 사진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제공

Q. 보청기 착용과 인공와우 수술을 상당히 늦은 편인데 수술 전과 후의 삶에 변화가 있으신가요

  수술 전 보청기와 입모양으로 보면서 의사소통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인공와우 수술후와 비교해볼 때 아침에 지저귀는 새소리라든지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밟는 소리를 들을수 있게 되어 생활소음 및 생활음등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만족감이 상당히 커진 것이 삶에 큰 변화가 되었습니다. 또한 본인의 말소리가 정확하게 들을수 있어서 정확한 발음으로 소리 낼수 있게 되었습니다.

Q. 근무 중인 회사는 어떤 곳인가요

  우리가 익히 아는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소를 설계하는 에너지 플랜트 회사입니다. 원자력발전소부터 송배전까지 설계를 담당하는데요. 내부에서 소통할 때 내선전화, 메신저, 이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직원들과 소통합니다.

한국전력기술 사진제공
한국전력기술 사진제공

Q. 기능경기대회 준비 당시에는 컴퓨터 강사로 활동 중이셨는데요. 대회 입상을 통해 이직하게 되신 걸까요

  컴퓨터 강사로 활동하다가 기능대회에 입상을 하게되면 이직을 하려고 했던 계획이었습니다. 강사 경력이 회사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 공식적인 국가 대회를 통하여 커리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먼저 대회를 준비하였고, 직업훈련교사 자격증도 취득하면 좋을 거 같아 비슷한 시기에 취득하기도 하였습니다.

Q.  이직이 쉽지 않으셨을텐데 

  적지않은 나이에 지원을 하게 되므로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최종합격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하나의 업무에 근무하던 경력이 회사에 긍정적인 인식이 심어지게 된거 되어 좋은 결과를 얻은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면접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기업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해서 면접을 통한 인재성과 인성을 보게 되므로 몸에 밴 습관과 생각이 지원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김지욱 선수 사진 제공

Q. 끝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청각장애인은 말 그대로 듣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청력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보이지 않는 장애로 오해를 받이 받기 때문에 타인과 소통과정에서 오해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일평생 사용하게 되는데, 머리를 길러서 감추며 숨기지 마시고,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각장애라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마시고, 청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려보면 어떨까요?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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